<귀화산장>
감독 이두용
출연 남궁원, 김윤미, 전양자
개봉연도 1981년
상영시간 94분
12월 20일(토) 2시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상암동)
1979년 5월부터 경기도가 실시한 일제조사에서 남한강과 북한강 주변에 3백 20여 채의 호화별장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소유주는 대부분 서울의 부유층이었다. 그런가 하면 1983년 8월의 어느 신문에 실린 칼럼에서는 상류층에게 “별장 가지고 계십니까? 하나 가지시지요”하며 판촉에 나서는 행태가 고발(?)되고 있다. 개발의 삽질 소리가 끊이지 않던 1970년대 말 80년대 초의 풍경이다. <복부인>과 <육식동물>이 꼬집고 있듯이 어느새 ‘아파트 공화국’의 투기 열풍에 빠져있던 수도 서울의 변방에는 그렇게 가진 자들을 위한 자연친화적인 별장 문화가 꽃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유독 이 시기의 영화들은 시외의 별장을 무대로 한 경우가 많다. 스크린 너머로 부자들의 은밀한 삶을 훔쳐보고 싶어 했을 관객들을 염두에 둔 것이었을까, 그 대부분은 별장을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로 다루고 있다. 가령 <망령의 웨딩드레스>나 <안개는 여자처럼 속삭인다>에서 별장은 불륜과 치정에 의한 범죄가 벌어지는 곳이다. <초분>에서 이미 도시 바깥의 공포를 다룬 바 있는 이두용 감독의 1980년작 <귀화산장> 역시 제목에서부터 그런 색깔을 확연히 드러내는 작품. 처가의 도움으로 종합병원 개업을 앞둔 병원장 한 박사(남궁원)는 간호사 이경아(김윤미)와 하룻밤을 보낸 후 그녀로부터 계속해서 이혼을 요구 받던 끝에 그녀를 살해하고 만다. 그러나 별장 뒤뜰의 우물에 시체를 감춘 후부터 면도칼을 든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공격을 받기 시작한다. 전반적인 플롯 전개가 매끄럽진 않지만 빨간 코트를 입고 날선 칼을 휘두르는 여주인공의 모습이 신선하다.
김한상 | 한국영상자료원 프로그래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