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쌍곡선>
감독 한형모
출연 황해, 양훈, 지학자, 이빈화
개봉연도 1956년
상영시간 94분
12월 1일부터 kmdb.or.kr/vod
“신라의 달밤”, “이별의 부산정거장” 등 1940~50년대를 대표하는 쟁쟁한 대중가요 작품들을 남긴 작곡가 박시춘은 본래 유랑극단 출신이었다. 버라이어티쇼에서 활동했던 경험은 그가 1950년대 말부터 영화음악에 전력하는 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반야월과 함께 했던 <딸 칠형제>, 유랑극단을 전전하는 주인공을 다룬 <육체의 길> 등은 그가 설립한 오향영화사의 작품이었고, 1960년 한국영화음악작곡가협회의 창립에 기여하기도 했다. <청춘쌍곡선>은 그런 ‘악극파’ 영화음악의 보고라 할 만한 작품이다. 박시춘 본인이 극중 인물로 출연하여 직접 연주와 만담을 들려주고 있을 뿐 아니라, 훗날 한국 희극영화계를 대표하게 될 악극단 출신 배우 김희갑이 처음으로 출연한 영화다. 김희갑은 물장수로 출연하여 당시의 인기 가요들을 열창하며 기량을 과시한다. 악극 출신 외에도 다양한 음악인들이 함께 했는데, 영화 첫 시퀀스의 흥겨움을 책임진 간호사 트리오는 미8군 무대에서 인기몰이를 했던 자매그룹 김시스터즈였고, 주연 배우 중의 한 명인 지학자는 “추억은 낙엽처럼”, “쓸쓸한 밤거리” 등을 부른 현역 가수였다. 문학장에서 기인한 당대의 ‘예술’ 평가 잣대로 볼 때 별로 진지하지 못한 상업영화였기에 이 작품은 “거의 영화 이전(以前)적인 유치한 작품”(한국일보1958.3.7)이라는 가혹한 평가를 들어야 했으나, 여러 음악인들의 탄탄한 인적 버팀목 덕분에 지금 봐도 쏠쏠한 재미를 주는 수작이다. 사실 ‘영화 이전’이라는 평가는 그 당시로서는 모욕감을 주는 언사였겠으나, 20세기 초의 시청각 세례와 관람문화에 많은 관심이 오가는 지금으로서는 꽤나 적절한 표현이라는 생각도 든다.
김한상 | 한국영상자료원 프로그래머